'채용기간 만료'라고만 적힌 해고통지서 한 장으로 수습직원을 내보냈다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수습기간 해고라 하더라도 근로자가 거부 사유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유를 서면에 기재해야 한다고 판단했어요(2015두48136).
수습기간이라고 해고가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수습기간 해고가 부당해고가 되지 않으려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과 수습사원 평가 기준 설계법까지 다룹니다.
1. 수습기간 해고의 법적 기준은 일반 해고와 어떻게 다른가요
수습근로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요
수습근로자는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입니다. 수습 중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면제되지 않아요. 다만 사업장 규모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집니다.
구분 | 5인 이상 사업장 | 4인 이하 사업장 |
해고 제한(제23조) | 적용 -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불가 | 미적용 |
서면통지(제27조) | 적용 - 해고 사유와 시기 서면통지 필수 | 미적용 |
해고예고(제26조) | 적용 | 적용 |
부당해고 구제신청 | 가능 | 불가 |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수습근로자도 근로기준법 제23조와 제27조의 보호를 받습니다. 4인 이하 사업장은 해고 제한과 서면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지만 해고예고 규정(제26조)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돼요. 사업장 규모가 50인을 넘으면 적용되는 법적 의무가 추가로 늘어나므로 50인 이상 사업장 법정 의무 가이드도 함께 확인해 보세요.
다만 수습기간은 업무 적격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간이므로 해고의 정당성이 일반 근로자보다 넓게 인정됩니다. 고용노동부도 '수습기간 중인 근로자를 업무실적 저조, 근무태도 불성실 등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절하는 것 자체는 정당하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취업규칙에 징계절차가 정해져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에요(근로개선정책과-4200, 2021.8.20.). 해고 사유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지 아무 절차 없이 해고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고예고는 '수습 여부'가 아니라 '근로기간'이 기준이에요
해고예고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미리 알려야 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예고 없이 즉시 해고하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해요(근로기준법 제26조).
이 조항에는 예외가 있어요.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근로자는 해고예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준이 '수습기간'이 아니라 '계속근로기간'이라는 점이에요.
용어 | 의미 | 누가 정하나 |
수습기간 | 회사가 근로계약서에 정한 평가 기간 | 회사와 근로자 합의 |
계속근로기간 | 실제로 일한 날부터 계산한 근무 기간 | 법률상 사실 기준 |
대부분의 기업이 수습기간을 3개월로 설정하기 때문에 두 기간이 같은 경우가 많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수습기간을 6개월로 운영하는 기업에서 입사 5개월차 수습직원을 해고한다면 아직 수습기간이지만 이미 3개월 이상 근로한 상태입니다. 이 경우 해고예고 면제 대상이 아니므로 30일 전 해고 예고를 하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해요.
2. 수습기간 해고가 정당하려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
법적 기준을 알았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갖춰야 부당해고를 피할 수 있는지가 실무의 핵심입니다. 대법원 판례와 노동위원회 판정을 종합하면 다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사전에 마련된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해요
수습기간 해고가 정당하려면 평가 기준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수습기간 적용 여부와 평가 항목, 본채용 거부 가능성을 명시해야 해요.
❌ 부당 판정: 수습평가 기준과 방법이 사전에 공고되지 않았고 계량화된 평가제도가 수습기간 만료 월에야 수립됨(서울행법 2002구합7210)
❌ 부당 판정: 수습사원 총괄평가서 등 구체적인 평가 내용 없이 '업무능력, 태도, 기타 실적 등을 고려할 때 본채용 불합격'이라고만 통보. 평가 담당자가 근로자와 함께 근무한 기간이 이틀에서 한 달에 불과해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서울행법 2023구합77993)
✅ 정당 판정: 근로계약서에 '수습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채용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근로자도 이를 알고 있었음(서울고법 2021나2000129)
평가 기준을 사후에 만들면 안 됩니다. 입사 시점에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을 통해 근로자가 인지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해요.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해요
평가 기준이 있더라도 실제 평가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해고가 부당해질 수 있습니다.
❌ 부당 판정: 지점별로 낮은 등급 해당자 수를 미리 할당하고 평가자가 일관되지 않음(대법원 2002다62432)
실무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려면 복수의 평가자가 참여하고 수치화된 기준으로 평가를 실시하는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우리 회사와 잘 맞지 않는다'거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같은 주관적 판단은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워요.
개선 기회를 부여해야 해요
수습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곧바로 해고하거나 본채용을 거부한다면 부당해고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부당 판정: 계약상 수습기간이 3개월이었으나 입사 3주 만에 본채용 거부를 통보.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거나 재교육 등 충분한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서울행법 2021구합77647)
수습기간 동안 업무 성과가 부족한 직원이 있다면 피드백을 주고 개선 기간을 두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면담 기록이나 경고 내역을 서면으로 남겨야 나중에 해고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어요.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해요
아무리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서면통지가 없으면 해고 자체가 무효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 무효 판정: '수습기간의 만료로 해고한다'는 취지만 통지 →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기재한 서면통지로 볼 수 없음(대법원 2015두48136)
해고통지서에는 어떤 평가 항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구체적인 사유를 적어야 해요.
서면통지 수단별 인정 여부
수단 | 인정 여부 | 비고 |
서면 교부 + 수령 확인 | 인정 | 가장 확실한 방법 |
이메일 | 제한적 인정 | 평소 업무상 이메일이 의사소통 수단이었던 경우에 한정 |
카톡, 문자 | 불인정 가능성 높음 | 서면통지로 인정되지 않을 위험 |
3. 정당 해고와 부당 해고 판단 기준
위 4가지 조건을 표로 정리하면 정당과 부당의 경계선이 한눈에 보입니다.
조건 | 정당 해고 | 부당 해고 |
평가 기준 | 근로계약서에 사전 명시 | 수습 만료 월에 뒤늦게 수립 |
평가 방식 | 복수 평가자, 절대평가 | 등급 할당, 상대평가, 평가자 불일치 |
개선 기회 | 반복 주의 + 수습기간 전체 관찰 | 입사 3주 만에 해고, 피드백 없음 |
서면통지 | 구체적 사유와 시기를 서면 교부 | '수습 만료로 해고' 취지만 통지 |
핵심은 평가 기준의 사전 수립 여부와 개선 기회 부여 두 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갖춰져 있으면 해고 사유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하나라도 빠지면 부당해고로 판단될 위험이 커집니다.
4. 수습사원 평가 기준은 어떻게 설계하나요
정당한 해고 조건의 출발점은 평가 기준 설계입니다. 판례가 제시하는 기준을 종합하면 평가 항목 설계, 주기적 평가 실시, 근로계약서 반영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평가 항목을 업무 역량과 조직 적응으로 나눠 설계해요
수습사원의 업무 적격성 판단은 업무능력만이 아니라 자질, 인품, 성실성, 근무태도 등도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02다62432). 이를 크게 업무 역량과 조직 적응 두 영역으로 나눠 설계하면 평가의 포괄성과 체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요.
업무 역량 영역: 직무 이해도, 업무 실행력, 학습 속도, 결과물 품질 등 직무 수행과 직결되는 항목을 설정합니다. 채용 공고에서 요구한 역량과 연결하면 평가의 일관성이 높아져요.
조직 적응 영역: 근태 준수, 협업 태도, 커뮤니케이션, 사내 규율 준수 등 조직 생활 전반의 적응도를 평가합니다. 근태 기록은 지각, 조퇴, 결근 횟수로 수치화할 수 있어 가장 객관적인 평가 항목 중 하나예요.
평가 항목을 처음부터 설계하기 어렵다면 수습사원 평가표 양식을 활용해 보세요. 업무 역량과 조직 적응 항목이 구조화되어 있어 우리 회사 상황에 맞게 수정하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평가 주기와 피드백 기록이 증거가 돼요
평가는 1회성이 아니라 수습기간 전체에 걸쳐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월 1회 이상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서면으로 기록해야 해요. 평가 결과는 수습근로자에게도 공유해서 본인이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면담 내용, 피드백 기록, 개선 요청 사항도 서면으로 남겨야 해요. 이 기록들이 나중에 해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구두로만 피드백을 주고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개선 기회를 부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근로계약서에 평가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해요
평가 기준을 아무리 잘 설계해도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과 평가에 관한 조항이 없으면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려워요. 직무기술서와 근로계약서에 다음 내용을 포함해야 합니다.
수습기간의 기간과 목적
수습기간 중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
평가 결과에 따라 수습기간 중 또는 만료 시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취업규칙에서 수습기간 적용을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않으면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99다30473). 수습기간을 두려면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해야 해요.
5. 수습기간 해고 시 인사담당자 체크리스트
지금까지 다룬 법적 기준과 평가 설계를 실무에서 바로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로 정리했습니다.
수습기간 시작 전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 평가 기준, 본채용 거부 가능성을 명시했는가
취업규칙에 수습기간 운영 규정이 포함되어 있는가
수습사원 평가표를 사전에 마련했는가
수습기간 중
월 1회 이상 정기 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서면으로 기록하고 있는가
평가 결과를 수습근로자에게 공유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했는가
업무 부족 사항에 대해 피드백과 개선 기회를 주고 그 기록을 남겼는가
복수의 평가자가 참여하고 있는가
해고 결정 시
해고 사유가 평가 결과로 뒷받침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인가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30일 전 해고예고를 했는가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서면통지서를 작성했는가
서면통지서를 교부하고 수령 확인을 받았는가
서면통지 미비나 평가 기록 부재는 근로감독에서 집중 점검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수습기간 해고를 앞두고 있다면 근로감독 대비 관점에서도 한 번 더 점검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수습기간 해고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가능한가요?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가능합니다. 수습근로자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서면통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어요. 4인 이하 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아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이 아닙니다.
Q. 수습기간 해고 시 해고예고수당을 줘야 하나요?
계속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가 3개월 미만 근로자를 해고예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수습기간이 3개월이고 그 기간 안에 해고한다면 해고예고수당은 불필요하지만 수습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서 3개월 이상 근로한 직원을 해고할 때는 30일 전 예고 또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Q. 수습기간 해고를 이메일로 통보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 서면통지는 문서를 직접 교부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대법원이 이메일 통지를 제한적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평소 업무상 이메일이 의사소통 수단이었던 경우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요.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는 서면통지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해고통지서를 서면으로 작성해 교부하고 수령 확인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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