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사 담당자, 왜 유독 힘들까?
중소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맡는다는 것은 단순히 '직원을 관리한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실제로 많은 담당자분들이 매일 아침 출근과 동시에 수많은 업무에 시달립니다.
누군가는 회사 비품 관리부터 복합기 수리까지 도맡아 하는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하고, 누군가는 "인사팀은 노는 부서 아니냐"는 오해를 받으며 묵묵히 급여 대장을 만듭니다. 심지어 연차나 휴직 같은 기본적인 제도를 만들려 해도 직원 편만 든다는 대표님의 핀잔을 듣거나, 반대로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앞잡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채, 끊임없이 쏟아지는 잡무와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 바로 중소기업 '나 홀로 인사 담당자'의 현실입니다.
'인사'의 두 얼굴: 좁은 의미 vs 넓은 의미
도대체 왜 이렇게 힘든 걸까요? 그 이유는 중소기업 담당자가 감당해야 하는 '인사(HR)'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리고 교과서에서 말하는 좁은 의미의 인사는 채용, 교육, 평가, 보상 등 사람을 뽑고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회사의 성장을 이끄는 가장 본질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들이죠.
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담당자가 실제로 처리하는 넓은 의미의 인사는 훨씬 방대합니다. 급여 정산, 4대 보험 신고, 연말정산, 근태 관리 같은 행정 업무는 기본이고, 총무, 비품 관리, 행사 기획, 회계 비용 처리, 노무 법적 리스크 관리, 심지어 시설 관리까지 포함됩니다.
📊 통계로 보는 현실: 10명 중 8명은 복수 업무를 담당한다
이러한 다역의 고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의 79.0%가 2개 이상의 복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당 업무(복수응답)를 살펴보면 직원 채용(89.2%)은 기본이고, 복리후생(78.0%), 문서관리(69.0%), 교육훈련(67.7%), 급여관리(67.2%), 조직관리(63.3%)까지 사실상 회사의 살림살이를 혼자 도맡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넓은 의미의 인사가 담당자의 시간을 90% 이상 잡아먹는다는 점입니다. 매달 돌아오는 급여 날짜를 맞추고, 갑자기 날아온 노동부 공문을 처리하고, 고장 난 에어컨을 수리하다 보면 정작 좁은 의미의 인사(채용, 조직문화)를 고민할 시간은 사라집니다.
채용 업무가 유독 힘든 이유는 선별과 연락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 업무가 추가되면, 담당자의 업무 부담은 단순히 일이 하나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원자 선별과 일정 조율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통계로 보는 현실: 지원자는 없고 노쇼는 일상
잡코리아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5.9%가 "매번 인력 채용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담당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적합한 인재가 없다는 점(43.6%) 외에도, "면접 날 노쇼나 허수 지원자가 많아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25.4%)"는 점이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를 뜯어보면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면접' 그 자체입니다. 한 명당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됩니다. 바쁜 담당자 입장에서 우리와 맞지 않는 지원자와 면접을 보는 것만큼 아까운 시간 낭비는 없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의 시간을 아끼는 핵심은 '면접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마구잡이로 면접을 잡는 것이 아니라, 공고 단계에서부터 진짜 지원자를 선별해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해결책 1: 채용 공고에 허수 지원자 필터를 만드세요
채용 플랫폼의 즉시 지원 기능은 편리하지만, 공고를 제대로 읽지 않고 제목만 보고 지원하는 지원자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이런 지원자는 서류가 아무리 훌륭해도 면접 노쇼를 하거나 조기 퇴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거르기 위해 공고 내용 중간에 "입사 지원서는 하단에 기재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지침을 넣어보세요. 채용 공고를 꼼꼼히 읽고 번거로움을 감수해서라도 메일을 보낸 지원자는 취업 의지가 확실한 사람입니다. 이 작은 장치 하나로 면접 노쇼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 해결책 2: 직무기술서로 우리와 잘 맞는 인재를 끌어들이세요
만약 수십, 수백개의 이력서를 검토했는데도 적절한 면접 대상자가 없다면 채용 공고가 너무 모호하지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시간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무기술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역량이 필수인지 명확히 적을수록, 핏이 안 맞는 지원자는 스스로 지원을 포기하고 적합한 인재만 지원하게 됩니다. 이것이 지원자 선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구체적인 직무기술서 작성 방법이 궁금하다면 ‘채용 실패 줄이는 직무기술서 작성법 완성 가이드’를 확인해보세요.
💡 해결책 3: 서류 탈락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세요
처음부터 서류 합격자를 고르는 것보다는 누구를 떨어뜨릴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회사/직무명을 틀린 경우: 기본 중의 기본을 놓친 지원자입니다.
귀사 표현 반복: 우리 회사에 대한 애정 없이 복사-붙여넣기 한 자소서입니다.
성의 없는 이력서: 내용이 부실하거나 오탈자가 많은 경우입니다.
이런 지원자들은 면접에 오지 않거나, 합격해도 출근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과감하게 서류 단계에서 배제하여 면접관과 담당자의 귀한 시간을 아껴야 합니다.
💡 해결책 4: 공유 캘린더로 면접관의 시간을 확보하세요
지원자를 잘 선별했다면 그다음 일정 조율입니다. 일일이 전화해서 시간을 묻는 수고를 덜어야 합니다. 그룹웨어의 공유 캘린더 기능을 활용하면 이 복잡한 과정이 한 번에 해결됩니다.
실제로 다우오피스 HR 담당자는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가장 잘 쓰는 기능으로 캘린더를 꼽았습니다. 특히 채용 업무를 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합니다. 면접관인 임원이나 팀장의 일정이 아무리 빡빡해도 캘린더에서 타인 일정 구독 기능을 통해 빈 시간을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물어볼 필요 없이 빈 시간을 찾아 일정을 등록하고, 동시에 면접관 초대와 알림 발송, 면접 장소 예약까지 클릭 한 번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 해결책 5: 엑셀 상황판 하나로 통일하세요
마지막으로 담당자를 괴롭히는 건 서류 관리입니다. 채용 플랫폼에서 이력서를 다운로드받아 폴더별로 정리하고, 면접관에게 메일이나 메신저로 전달하고, 면접 당일에 프린트해서 책상 위에 올려두는 일. 단순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칫 개인정보가 유출될까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채용 현황 구글 시트 만들어 채용 현황을 관리하면 서류 전달 업무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원자 이름 / 지원 직무 / 이력서 링크 / 서류 합격 여부 / 면접관 코멘트] 등 컬럼을 만들어두고, 이력서는 클라우드나 사내 서버에 올려 링크만 시트에 붙여넣으세요.
대표님이나 면접관에게 매번 메일을 확인해달라고 부탁하는 대신, 채용 현황 시트에 지원자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확인 요청만 하면 되겠죠. 담당자가 중간에서 파일을 나르는 심부름 업무가 사라지고, 채용 진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입니다.
좋은 사람을 뽑고 싶다면, 담당자의 여유부터 챙겨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 채용을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지원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담당자가 행정 업무에 치여 면접 안내 문자를 늦게 보내거나, 면접장에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떨까요? 지원자는 회사에 체계가 없다라고 느끼고 입사를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담당자님의 업무 여유가 곧 회사의 채용 경쟁력입니다. 넓은 의미의 인사를 스마트한 도구로 자동화하고 효율화해야만, 비로소 좁은 의미의 인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를 다우오피스 HR에 맡기세요. 그리고 확보된 그 시간에, 지원자의 이력서를 한 번 더 꼼꼼히 읽고 면접 안내 문자에 따뜻한 인사말 한 줄을 더해보시는 건 어떨까요?